주요 시사점
- 유가 충격은 단기간보다는 장기화될 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시장은 유가가 처음 급등했을 때보다 고에너지 비용이 장기간 유지되며 금융 여건을 압박할 때 리스크를 본격적으로 재평가해 왔습니다.
- 소비자 구매력 역시 소득 수준에 따라 점점 더 양극화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과 신용 여건 악화는 저소득 가구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반면, 자산을 많이 보유한 가구는 주택과 주식 자산 가치 상승에 힘입어 비교적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전반적인 크레딧 시장의 안정성은 이러한 내부적인 격차 확대를 가리고 있습니다. 구조적인 완충 장치 덕분에 선순위 유동화 크레딧 시장의 스트레스는 관리되고 있지만, 프라임과 서브프라임 부문 간의 간극 확대는 시장 내부에서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지난주 중동 지역의 휴전 소식은 원유 공급 충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며 안도 랠리를 촉발했습니다. 주식시장은 이미 분쟁 이후 발생한 하락분의 상당 부분을 회복했습니다. 반면 채권시장은 아직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모습으로,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일정 정도의 기간 프리미엄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식과 채권 간의 온도 차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채권 투자자들은 여전히 분쟁 이전보다 더 부정적인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조합을 상정해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원유 시장 역시 아직 "완전한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작성 시점 기준으로 현물 유가는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해 있습니다.
역사가 보여주듯, 투자 심리를 훼손하는 것은 유가 급등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상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입니다. 차트 1과 차트 2는 지난 40년간 발생한 네 차례의 주요 석유 공급 충격(1990년 걸프전, 2000년 OPEC 감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그리고 현재의 중동 분쟁)을 기준으로 현물 가격과 6개월물 선물 가격의 누적 변화를 비교해 이러한 패턴을 보여줍니다. 이번 사태가 시작된 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현물 가격과 6개월물 선물 가격 모두 1990년 걸프전 초기와 매우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는 K자형 격차
유가 상승이 미국 내 다른 계층보다 저소득 가구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K자형 경제에 대한 해석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으로 실업률이 낮고 부채상환비율이나 소득 대비 부채 비율과 같은 전반적 거시 지표가 건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연체율은 20년 만의 고점에 근접한 상태입니다(차트 4 참조).
저소득 가구는 팬데믹 이후 쌓였던 초과 저축을 대부분 소진했으며, 임대료, 보험료, 의료비 등 필수 항목의 높은 비용에 여전히 더 크게 노출돼 있습니다. 여기에 금리 상승으로 부채 상환 부담이 늘고 신용 접근성도 제한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소비 패턴은 더욱 양극화되고 있으며, 고소득층은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저소득층의 압박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특히 자동차 대출 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ABS 자료에 따르면 최근 연체율 상승의 거의 전부가 서브프라임 차입자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차트 5 참조). 연초만 해도 시장의 공감대는 성장 둔화 완화, 인플레이션 진정, 통화정책 완화가 서브프라임 차입자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해 형성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환경은 이러한 기대를 약화시키며, 저소득 가구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극화는 고소득 미국 가구들이 경기 둔화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데이터에 따르면, 주택시장 및 주식시장과 연계된 가계 자산의 지표인, 가계 부동산 에쿼티와 주식 보유분의 합계는 글로벌 금융위기 종식 이후 약 4배 증가했는데, 이는 명목 GDP 증가율을 훨씬 초과한 것입니다(차트 6 참조).
이를 명목 GDP 대비 비중으로 보면, 가계 부동산 에쿼티와 주식 자산 가치는 2009년 말 약 120%에서 2025년 말 약 271%로 상승해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습니다(차트 7 참조).
증권화 상품: 견고한 완충 장치, 더 뚜렷해진 균열
저소득 가구의 경제 여건이 계속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은 전반적으로 큰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주요 벤치마크 ABS 스프레드는 연초 이후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시장이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신호일까요? 반드시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자본구조에서 가장 위에 위치한 선순위 ABS 트랜치의 강력한 신용 강화 수준은 여전히 매우 견고하여, 신용 스트레스에 대해 충분한 완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신규 딜이 거래되는 발행시장에서는 보다 세분화된 흐름이 점차 드러나고 있습니다. 발행시장에서는 프라임 담보와 서브프라임 담보 간의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질이 낮은 익스포저에 대해 이전보다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는 모습입니다.
표면적인 스프레드는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시장 내부에서는 크레딧 간 차별화와 분산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자본구조 상단에 집중하고, 자산의 퀄리티를 우선시하는 접근이 여전히 중요합니다.
본 보고서는 Michael Puempel과 Gabriel Cazaubieilh의 기여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