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때때로 한 세대의 투자자들이 익숙해진 투자 방식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전환점을 만들어냅니다. 진정한 세대교체를 예고한 새로운 미국 연준 의장의 취임은 그러한 순간 중 하나입니다.
케빈 워시 의장이 그리고 있는 연준의 모습은 분명했습니다. 앞으로는 정책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는 줄어들고, 연준의 대차대조표 활용은 축소되며, 위원들 간의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방향이든 보다 과감하게 움직이고, 필요하다면 판단이 빗나갈 가능성까지 감수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은 금리 전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역할에도 이전보다 소극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중요한 변화입니다. 지난 20년 가까이 연준은 시장 변동성을 낮추고, 정책 의도를 미리 전달하며, 위험자산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스스로 분석하기보다 연준의 "점도표" 전망을 따라 움직일 때 더 많은 보상을 받아왔습니다.
워시 의장 체제의 연준은 명시적 가이던스와 암묵적 안전장치를 줄이고, 시장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변동성, 성과 격차, 양방향 리스크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액티브 운용사들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재료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재료는 채권의 기본 원리가 다시 투자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지금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2022년의 트라우마를 넘어선 채권
주식시장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 투자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연준의 정책 경로가 채권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2022년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채권시장은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채권시장은 수익률곡선 단기 구간의 가격 재조정과 장기 구간의 매도세를 겪었고, '듀레이션은 분산투자 효과를 제공한다'는 투자 논리는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그 사이 재무설계사들의 관심도 점차 주식으로 옮겨갔습니다.
그럼에도 채권은 조용히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2026년 초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음에도 우량 채권은 플러스 토털리턴을 기록했으며, 수익률곡선 대부분의 구간에서 현금 대비 초과성과를 보이면서 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한편 이란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충격 이후,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나타나고 있습니다. 7월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반적으로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도 완화되면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과 근원 인플레이션 모두 예상치를 밑돌았습니다.
실질(인플레이션 조정) 수익률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습니다. 이는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연준이 경제 지표에 따라 어느 방향으로든 정책을 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을 갖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연준의 제도적 독립성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신뢰 역시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간의 경험으로 인해 많은 자산 배분 투자자들은 채권의 장점을 간과해 왔습니다. 이제는 채권의 강점을 다시 살펴볼 시점입니다.
채권의 기본 원리
현재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약 4.55%로, 2020년 기록했던 사상 최저 수준보다 약 4퍼센트포인트 높은 수준입니다. 역사적으로 채권의 시작 수익률은 향후 5년 수익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습니다. 이는 안정적인 경제 환경에서 견조한 수익률의 기준선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제 향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거나, 크레딧 충격 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러한 경우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상당 폭 인하할 것이라는 것이 당사의 기본 시나리오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10년물 미국 국채의 토털리턴은 향후 1년 동안 10%를 웃돌 수 있습니다. 심각한 경기침체 시나리오에서는 토털리턴이 20%에 근접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경제 환경이 악화되는 시나리오, 즉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보호를 필요로 하는 시기에 우량 채권이 두 자릿수 수익률을 통해 손실을 상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가능성이 현실화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약 4.55%의 시작 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당사의 기본 시나리오는 물가 압력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가운데 연준이 2026년 말까지 정책금리를 동결한다는 것이며,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는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채권이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공격적인 완화 사이클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오늘날 채권의 장점은 특정한 거시경제 환경이 전개돼야만 성과를 낼 수 있는 자산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연착륙, 무착륙, 경기침체, 스태그플레이션 등 다양한 성장 및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우량 채권은 플러스 토털리턴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균형형 포트폴리오에 가장 중요한 국면에서는 의미 있는 상승 여력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설령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현재의 수익률 수준은 가격 하락을 상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인컴 완충 역할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채권의 ‘볼록성(convexity)’입니다. 즉,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상승 가능성은 상당하다는 뜻입니다.
주식 비관론이 아닌 채권 투자론
주식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며, 이는 고객과의 대화에서도 자주 듣게 되는 우려사항입니다. 그러나 높은 밸류에이션은 이미 상당 기간 이어져 왔고, 그동안 주가는 계속 상승했습니다. 따라서 주식시장 하락을 전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채권 보유를 정당화하기 위해 반드시 주식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채권 투자의 근거는 채권의 기본 원리에 있습니다. 즉, 복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시작 수익률, 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볼록성, 분산투자 효과를 제공하는 매력적인 글로벌 수익률(자세한 내용은 6월 24일 발행된 "글로벌 채권 분산투자: 높은 수익률과 새로운 알파 창출 기회"를 참조하십시오), 그리고 보다 자유방임적인 성격의 연준이 그 근거입니다.
또한 포트폴리오 내 다른 자산에서 분산투자 효과를 얻기 어려워지면서 채권의 상대적 매력도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S&P 500 상위 10개 종목이 전체 지수의 약 39%를 차지하며, 투자 비중이 소수의 초대형 기업에 집중돼 있습니다(차트 1 참조). 많은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인 사모 직접대출의 경우에도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익스포저의 약 31%가 소프트웨어 및 기술 섹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반면, 우량 채권 포트폴리오는 다양한 섹터와 지역에 걸쳐 금리, 신용 스프레드, 통화 익스포저의 다각화된 조합을 통해 수익원을 확보합니다.
워시 의장 체제의 효과
한 세대 전,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스스로를 재편했고, 이는 오늘날 투자자들의 익숙한 시장 대응 방식이 형성되는 배경이 됐습니다. 대규모 자산 매입은 수익률곡선을 평탄하게 만들었으며, 일정에 기반한 포워드 가이던스는 단기 금리를 안정시켰습니다. 점도표와 기자회견은 연준이 정책의 모든 움직임을 미리 알릴 것이라는 기대를 시장에 심어주었습니다. 액티브한 투자 결정은 워싱턴으로 옮겨갔고, 패시브 투자는 크게 성장했으며, 채권수익률은 사상 최저 수준을 향해 내려갔습니다.
워시 의장 체제에서는 이러한 메커니즘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자세한 내용은 6월 24일자 Macro Signposts "통화정책 불확실성 확대, 금융 여건 긴축으로 이어질까"를 참조하십시오). 변동성은 더 이상 정책에 의해 관리되기보다는 시장이 직접 흡수하게 될 것이며, 확실한 신호를 덜 보내는 연준은 수익률곡선 분석, 방향성 전망, 통화 포지셔닝, 상대가치 매매 등 액티브 운용사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그 결과, 투자자들에게는 두 가지 측면에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높아진 시작 수익률은 채권의 기본 원리가 다시 투자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만들었으며, 워시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액티브 투자자들이 이미 매력적인 수익률 기준선을 바탕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