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에서는 이례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반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지난 몇 달 사이 두 인플레이션 지표 간 격차는 빠르게 확대되었으며, 이는 특히 미국 경제에서 AI 도입과 확산이 가속화된 영향이 큽니다. 이란 분쟁에 따른 리스크를 제외하더라도 이러한 인플레이션 흐름 변화만으로도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은 더욱 복잡해졌을 것입니다.
연율 기준 3개월 근원 PCE 상승률은 2025년 11월 2.4%에서 2026년 2월 4.1%로 급등했습니다. PCE와 CPI 간 전년 대비 격차는 과거 -30~40bp에서 +60bp로 반전되었으며, 이는 1985년 이후 가장 큰 수준 중 하나입니다. 데이터를 6개월 단위로 완화해 보더라도 두 지표 간에는 여전히 의미 있는 격차가 존재하며, 그 폭은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차트 1 참조).
이러한 격차와 이를 초래한 요인들은 CPI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인플레이션 요인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이로 인해 CPI 수치가 매달 헤드라인을 장식하더라도 가계, 기업, 정책입안자들은 이러한 인플레이션 요인을 온전히 인식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달간 지속된 인플레이션은 관세 관련 비용 압박만으로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반도체, 메모리 용량,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기타 부품에 대한 막대한 수요가 소비자물가로 파급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술 제품과 서비스가 과도하게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부품의 비용과 공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에너지 충격은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AI 수요와 에너지 부족이 맞물리면서 반도체 및 관련 부품 분야에서 문제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고, 이는 결국 관련 소비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도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두 가지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가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면서 가계, 기업, 정책입안자들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CPI와 PCE 간 격차를 유발하는 요인을 이해한다면, 이러한 괴리가 새로운 의문을 낳는 상황에서도 일정 부분 명확성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물가 안정이라는 책무를 바탕으로 통화정책 결정을 내리는 미 연준에게는 더욱 중요합니다. 연준은 역사적으로 PCE 지수를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로 활용해왔습니다.
차이를 만드는 주요 원인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미국에는 소비자가 상품 및 서비스에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두 가지 주요 지표가 있습니다. 노동통계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도시 가구가 직접 지불하는 본인부담 비용을 측정합니다. 미국 경제분석국이 발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이러한 가구의 본인부담 비용과 함께, 정부 프로그램(예: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고용주, 기타 주체가 가구를 대신해 지불하는 비용까지 포함합니다. 각 지표 내에서 "근원" 지수는 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하는 반면, "헤드라인" 지수는 이를 포함합니다.
PCE 지수의 기반이 되는 지표들 중 상당 부분은 CPI 조사에서 도출되기 때문에 두 지수는 대체로 비슷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다만 방법론상의 중요한 차이로 인해 현재와 같이 큰 격차가 나타나는 시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격차를 설명하는 세 가지 주요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계산 방식의 차이: PCE는 대체 효과(가격 상승 시 소비자가 더 저렴한 대안으로 전환하는 현상)를 반영하는 피셔 이상 연쇄가중지수(Fisher-Ideal chain-weighted)를 적용합니다. 반면 CPI는 수정된 라스파이레스(Laspeyres) 지수를 사용하며, 대체가 가능한 분야에서 물가상승률을 다소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소비 가중치: CPI 가중치는 소비자 지출 조사를 바탕으로 연 1회갱신되지만, PCE 가중치는 국민소득계정에서 기반해 실시간으로 조정됩니다. 이로 인해 두 지수 간 가중치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현재 주거비는 CPI(약 34%)에서 PCE(약 16%)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의료, 금융서비스, 정보통신 관련 상품 및 서비스는 PCE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 포괄 범위: PCE는 CPI에 전혀 포함되지 않는 소비자 대리지출(예: 고용주 부담 의료비, 정부 지원 의료서비스)을 포함합니다. 또한 포트폴리오 관리 수수료와 같은 금융서비스 비용도 반영하는데, 이는 CPI에서는 다르게 측정되거나 제외됩니다.
차트 2는 CPI와 PCE 인플레이션 간의 “격차” 변화에 최근 각 요인이 기여한 정도를 보여줍니다.
연준은 가계와 기업이 직면한 물가 압력을 보다 포괄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범위가 더 넓고 가중치가 보다 역동적으로 조정되는 PCE 지수를 오랫동안 선호해 왔습니다. 그러나 PCE 상승을 이끄는 부문이 CPI에서는 제외되거나 가중치가 낮을 경우,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의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CPI 수치는 실제보다 완화된 물가 상황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현재의 격차를 키운 요인
현재 CPI와 PCE 간 격차의 상당 부분은 "가중치"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술(특히 AI), 관세, 일부 서비스 부문과 관련된 비용 압박은 PCE 바스켓에서 비중이 큰 영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차트 3 참조).
최근 관찰되는 격차의 상당 부분은 기술 부문을 중심으로 한 인플레이션 압력의 가속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게임 하드웨어, 메모리,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액세서리 등 정보처리 장비 가격은 최근 수개월 사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AI 확산은 반도체, 메모리, 서버 수요를 빠르게 확대시키고 있으며, 그 영향은 소비자 제품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수입 컴퓨터와 관련 부품 가격이 급등하고 아시아 공급망 전반에서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향후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스트리밍 서비스와 휴대전화 서비스 등 일부 서비스 부문에서는 계절적 가격 재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올해 초의 이례적으로 큰 가격 인상은 PCE 바스켓 내 비중이 높은 부문에 집중되었습니다. 기술 부품 가격의 큰 폭 조정과 AI 인프라 확대로 인한 비용 상승 기대 역시 스트리밍 및 이동통신 서비스의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관세 전가 역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관세가 핵심 상품의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였다는 점을 시사하는 증거가 존재합니다. 다만 관세 전가 효과는 부문별로 고르게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두 지수 모두에서 비중이 큰 의류와 자동차 부문에서는 최근까지 뚜렷한 전가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26년 초, 적어도 의류 부문에서는 보석류와 여성복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눈에 띄게 가속화되며 상황이 변화했습니다.
에너지, AI, 반도체 부족 가능성
의미 있는 신호와 단순한 잡음은 어떻게 가려낼 수 있을까요? CPI는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PCE 인플레이션은 계속 상승하면서 두 지표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데, 이 격차를 키우는 가장 우려되는 요인은 마이크로칩과 관련 제품의 가격 상승이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AI 주도의 수요가 이란 관련 공급 충격과 맞물리면서 복합적인 가격 상승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이제 막 데이터에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년간 AI 관련 투자는 미국 전체 투자 지출의 핵심 동력이었으며, 이미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던 대형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계획은 2026년에 추가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미국-이란 분쟁이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 2월 이전에도, 아시아 공급망을 통해 조달되는 기술 장비에 대한 강한 수요가 주요 부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부문들은 CPI보다 PCE에서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가격 압박은 연준이 선호하는 PCE 지표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란 분쟁은 이러한 가격 상승 압력을 더욱 증폭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반도체 제조는 에너지 집약도가 매우 높은 공정이며,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혼란으로 해상 운송이 제한되고 재고가 감소하는 한 에너지 가격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헬륨은 반도체 제조에 대체 불가능한 핵심 투입요소로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로 인해 헬륨 현물 가격은 이미 두 배로 상승했습니다. 일부 주요 아시아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자사의 헬륨 재고가 약 6개월분에 불과하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강한 수요와 에너지 가격에 민감하고 취약한 공급망이 맞물리면서, 반도체 관련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정되기보다는 장기화될 리스크가 커지고 있습니다.
노동시장 및 임금
인플레이션 전망에서 관건은 이러한 공급 측 가격 충격이 일부 부문에 머무를지, 아니면 2022년과 마찬가지로 보다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지 여부입니다. 긍정적인 점은 현재 미국 노동시장이 2021~2022년 당시처럼 극도로 긴축된 상태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팬데믹 이후 2차 효과를 키웠던 대규모 재정 이전(예: 가계·기업 대상 경기부양책)과 극심한 노동시장 과열은 현재 관찰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현재의 노동시장은 뚜렷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최근 발간한 경기주기 전망, "불확실성의 중첩: 분쟁, 크레딧 스트레스 그리고 AI"를 참조하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들은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 상승에서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는 전달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동시장이 과열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식료품, 연료, 전자기기 등 일상 소비 항목의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는 단기 임금 협상 과정과 보전적 임금 인상 흐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준 관련 요점
이 모든 상황은 연준을 매우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하고 있습니다. CPI와 PCE 간의 괴리는 AI 투자, 반도체 수요, 에너지에 민감한 공급망과 연관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러한 요인들은 일시적이기보다 구조적인 성격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란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비용 상승이 반도체와 각종 상품 가격으로 확산돼 CPI와 PCE의 차이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에너지 비용이 다양한 소비재 가격에 반영되면서 두 지표 모두 오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중시하는 PCE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에너지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성장에 대한 명확한 하락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전 세계 소비자와 비에너지 기업에 사실상 세금과 같은 부담으로 작용하며, 역사적으로 볼 때 이 정도 규모의 유가 충격이 지속되고 공급망 병목과 결합될 경우 경기침체 리스크를 높여왔습니다.
AI 도입 가속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쇄 효과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AI 인프라 구축 경쟁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관련된 인플레이션 압력은 생산성 향상과 노동비용 둔화로 일부 상쇄될 수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인플레이션과 성장에 대한 전망으로 인해 연준은 점점 더 불편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금리 인상의 문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일시적인 현상이라 하더라도 불편할 정도로 높은 근원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하 역시 어렵게 만듭니다.
전 세계 경기침체와 실업률 상승 리스크를 높이는 스태그플레이션 충격 속에서, 연준의 다음 정책 행보는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는 기본 시나리오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1Robert Minton, Madeleine Ray, Mariano Somale, "Detecting Tariff Effects on Consumer Prices in Real Time – Part II". 연준 FEDS 노트(2026년 4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