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헤드라인 고용지표는 3월에 큰 폭으로 반등하며, 2024년 말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폭을 기록했습니다. 업종 전반에 걸쳐 나타난 이번 고용 회복은 경기침체기를 제외하면 보기 드문 급감세를 보였던 2월 지표 이후 반가운 신호였습니다. 이러한 월별 변동성에는 기상 악화로 인한 차질과 의료 종사자 파업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적 변동 이면에서는 더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미국 실질 GDP 성장의 구성 자체를 바꾸고 있으며, 그 결과 경제 전반의 건전성을 평가할 때 노동시장 데이터를 해석하는 방식 또한 달라지고 있습니다.
더욱 엄격해진 미국의 이민 정책과 장기간 이어져온 인구구조적 추세로 인해 노동공급 증가와 고용 증가 추세는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경제가 전체 GDP 성장률 1.5%~2%의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이제 전적으로 실질 생산성 증가에만 의존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매우 이례적인 구조적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노동력 증가의 정체는 기업들로 하여금 노동 절감형 기술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2025년에는 AI에 대한 투자와 도입이 급격히 가속화됐으며, 이러한 투자 추세는 앞으로도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보면, 실업률을 상승시키기 위해 이제는 과거보다 훨씬 더 크고 지속적인 고용 감소가 필요해졌기 때문에, 헤드라인 고용지표가 약화되더라도 최근과 같은 정책적 반응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중기적으로는 AI 도입이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경제 성장이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AI의 향후 전개 방향이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AI가 유의미한 성장 동력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노동력 증가 정체는 궁극적으로 투자 감소와 성장 둔화, 그리고 더 낮은 금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노동력 규모의 감소
가장 기본적인 실질 GDP 성장률은 두 가지 요인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인구 및 노동력 추세에 따라 결정되는 고용된 노동자의 총 근로시간 증가이고, 다른 하나는 근로시간 중 노동자의 생산성입니다. 이 가운데 현재 취업 중이거나 구직 중인 인원으로 구성된 노동력의 증가율 변화는 전반적인 성장 추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960년대 이후 미국의 노동력 증가율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졌습니다. 1970년대에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베이비붐 세대의 노동 연령 진입으로 노동력 증가율이 연 2~3%에 달했지만, 이후 출산율 하락과 인구 고령화로 은퇴자가 늘어나면서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었습니다(차트 1 참조).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미국은 노동력 확대를 유지하기 위해 순이민에 점점 더 의존해 왔습니다. 지난 10년간 외국 출생 근로자는 미국 노동력과 고용 증가의 절반에서 3분의 2를 차지했으며, 팬데믹 이후에는 거의 전부를 담당했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망명 신청자를 중심으로 한 인도주의적 이민이 급증하면서 2022~2024년 노동력 증가세가 다시 가속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정책 변화는 이민자 유입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유출까지 확대했습니다. Brookings 연구소의 Wendy Edelberg와 동료 노동경제학자들의 연구1에 따르면, 2025년 순이민 규모는 제로에 가깝거나 마이너스였을 가능성이 높으며, 2026년에는 순유출로 전환될 가능성도 큽니다.
미국 성장 구조의 변화
이민 정책이 다시 완화되지 않는 한, 미국의 노동력 증가율은 정체 상태에 머물거나 오히려 감소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연준 연구진 보고서2는 이러한 변화가 가져올 두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첫째, 노동력 증가율이 제로 수준에 가깝다는 것은 실업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월평균 일자리 증가 규모 역시 제로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하며, 특정 월에는 고용 감소가 고용 증가만큼이나 쉽게 발생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둘째, 잠재 GDP의 성장은 사실상 전적으로 생산성 향상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의회예산처(CBO)는 최신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생산성 증가율의 추세를 1.5%로 제시했으며, 팬데믹 이전 이민 정책 환경에서는 노동력 증가율 추세가 0.5%였다고 추정했습니다. 이 두 요소를 합치면 실질 GDP 성장률의 추세는 2%가 됩니다. 그러나 현재 노동력 증가율이 0이라면, 실질 GDP 성장률의 추세 역시 기계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차트 2 참조).
생산성 상쇄 효과가 자동으로 나타나지 않는 이유
노동력의 기여도가 낮아진 만큼 단순히 추세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노동력 증가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생산성 성장을 지속한 사례는 역사적으로도 드문데, 이는 노동과 자본이 두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에는 사람과 도구가 모두 필요합니다. 자본은 노동을 생산적으로 만들고, 노동은 자본을 유용하게 만듭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일을 수행하는 주체는 사람(노동)이지만, 생산량은 활용 가능한 도구, 기계, 소프트웨어, 설비(자본) 등 자본에 의해 좌우됩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근로자 1인당 자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투자 수준이 높아질수록 노동이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도는 점차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노동력 증가가 정체될 경우, 장기적으로 투자와 생산성 추세가 함께 둔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경제는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를 이끌기 위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며, 이러한 아이디어는 사람들에 의해 창출됩니다. Paul Romer가 1990년 논문3에서 지적했듯이, 새로운 아이디어는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입니다. 이는 아이디어가 “비경합적(non-rival)”이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사람이 활용하더라도 그 자체가 소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기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할 가능성도 커지며, 이는 다시 투자와 미래 생산성 성장을 촉진합니다. 반대로 인구가 줄어들면 혁신의 속도가 둔화되고, 그 결과 생산성 성장에 대한 투자 역시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AI는 노동력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투자와 미래 생산성 성장을 이끄는 지속적 혁신을 뒷받침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과거의 기술이 인간에게 더 빠르고 효율적인 도구를 제공하는 데 그쳤다면, AI는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을 포함해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을 대체할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적입니다. AI가 노동을 보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부를 대체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면,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일정 기간 동안 더 강하고 지속적인 자본심화 추세를 이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 속에서 기업들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AI 도입을 서두르며 비즈니스 구조 전반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생산성 향상이 언제, 어느 정도까지 실현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단기적으로 AI 기반 생산성 개선이 더디게 나타난다면, 향후 몇 년간 미국 성장률이 2%를 웃돌 것이라는 시장의 컨센서스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으로 드러날 수 있습니다. 중기적으로는 낮은 노동 공급으로 인해 최근의 성장률 추세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AI(또는 다른 기술)에 더욱 크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사점
노동력 증가가 정체되면서, 경기 회복과 성장의 강력한 신호였던 일자리 증가는 이제 예전과 같은 의미를 지니지 않게 되었습니다. 미국 고용시장이 제한적 노동 공급에 적응해감에 따라, 투자자들은 월별 고용 감소가 더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해야 합니다.
미국 경제는 점점 더 생산성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AI는 단순히 경기주기적 동력이 아니라 투자, 생산성, 장기 성장 전망을 좌우하는 구조적 동력이 됩니다.
중기적 전망 측면에서 볼 때, 이는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소득원이자 가치 저장 수단으로 여겨지는 우량 채권의 매력을 더욱 높이는 또 하나의 불확실성 요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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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endy Edelberg, Stan Veuger, and Tara Watson, “Macroeconomic implications of immigration flows in 2025 and 2026: January 2026 update.” Brookings Institution research (13 January 2026). ↩
2 Seth Murray and Ivan Vidangos, “Labor force growth, breakeven employment, and potential GDP growth.” Federal Reserve economic research / FEDS Notes (2 April 2026). ↩
3 Paul M. Romer, “Endogenous Technological Change.” The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98.5, Part 2 (October 1990): S71–S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