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4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했을 당시, 시장과 전문가들은 이를 대체로 예상된 결정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오히려 정책 성명서의 포워드 가이던스 문구에 내재된 완화 기조 유지에 반대한 투표권자 3명의 소수 의견이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차기 금리 조정이 시점에 관계없이 인상 또는 인하 모두 가능하다는 점을 보다 분명하게 시사하길 원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음 정책 조치가 금리 인하일 가능성은 여전히 높아 보이지만, 그 시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중동 분쟁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와 전반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3월 회의에 비해 더 많은 위원들이 매파적인 방향의 문안 수정을 지지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성명서 조정이 쉽지 않은 판단이었음을 시사했습니다. 또한 에너지 공급 충격이 연준의 이중 책무인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모두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이러한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에 비교적 유연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시장은 연준의 신호를 다소 매파적인 전환으로 해석하는 모습이지만, 중동 분쟁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가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 반응을 일정 부분 완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이 정책 기조를 완전히 전환해 금리를 인상하기까지는 여전히 높은 문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에너지 가격과 공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만큼(자세한 내용은 Macro Signposts, "일시적 차질, 아니면 글로벌 공급 충격의 서막인가?" 참조), 연준은 물가와 고용 중 무엇을 더 우선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조가 다소 매파적으로 기운 이유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널리 퍼져 있었던 만큼, 이번 회의의 초점은 애초부터 커뮤니케이션에 맞춰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책 성명서는 암묵적인 완화 기조를 유지했으며, 이로 인해 세 명의 위원이 반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한편 스티븐 미란 이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보다 완화적인 정책을 지지하며 반대 의견을 이어갔습니다.
성명서에 담긴 완화 기조는 매우 미묘한데, 특히 다음의 포워드 가이던스 문구에 그 의미가 집중돼 있습니다.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에 대한 추가 조정의 범위와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 이 문맥에서 "추가"라는 표현은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돼 왔습니다. 반대 의견을 낸 위원들은 차기 금리 조정이 인하일 수도, 인상일 수도 있다는 점을 보다 분명하게 시사하길 원했을 것으로 보이며, 이들의 반대에는 매파적이거나 적어도 덜 비둘기파적인 성향이 드러나 있습니다. 이러한 포워드 가이던스 문구는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빠르면 다음 회의에서 수정되거나 삭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연준의 시각이 전반적으로 다소 매파적인 방향으로 이동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는 경제 지표와 전망, 그리고 위험 요인들의 균형이 정책 경로에 대해 보다 명확한 신호를 제공할 때까지, 일정 기간 금리를 동결하는 기조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기준 시나리오는 여전히 금리 인하를 시사, 시점은 불확실
여러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연준의 다음 금리 조정은 결국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며, 중립금리는 대략 3%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그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이란 분쟁과 에너지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로 보다 분명하게 둔화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으며, 이는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판단을 한층 복잡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측가와 정책 입안자들은 2021~2022년에 겪었던 급격한 인플레이션 급등의 고통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만 과거와 달리 현재는 근원 상품 인플레이션이 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완화할 수 있는 여건들이 갖춰져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팬데믹 이후의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은 가계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재정 이전(연방정부 지출 패키지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고, 극도로 타이트했던 노동시장 여건에 의해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에너지 가격이 점차 안정된다면, 연준은 현재 정책금리 범위인 3.5~3.75%를 스스로 추정하는 중립금리의 중간값인 약 3% 수준에 맞추기 위해 추가로 몇 차례 금리를 인하할 여지도 남아 있습니다.
반면, 중동 지역에서 실물 에너지 공급 차질이 장기간 지속되는 리스크 시나리오에서는 정책 판단의 딜레마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습니다. 미국은 순에너지 수출국으로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위치에 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위험이 커지고 금융 여건이 긴축될 경우 결국 금리 인하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초기 국면에서 급등할 경우, 경기 둔화에 대한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은 지연될 수 있습니다.
워시 체제 전환에도 정책 전망 변화는 제한적
이번 회의는 제롬 파월 의장이 연준 의장으로서 주재한 마지막 회의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는 자신과 연준 청사 리모델링 비용을 둘러싼 법적 조사가 “투명하고 최종적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연준 이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그는 연준 위원들이 “정치적 고려 없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사임 의사를 표명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언제 물러나게 될지에 대해서는 해석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또한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저자세”를 유지하고, 차기 의장인 케빈 워시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원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나 연준 인사들을 향한 도전이 지속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정책적 판단을 이유로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해임되는 전례가 생긴다면 그것은 “몰락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시 체제로의 전환은 금리 그 자체보다는 연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이에 대한 시장의 해석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워시는 상원 청문회에서 노골적으로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으며, 실제로 2022년 인플레이션 대응이 늦었다는 점에서 연준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는 현재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보다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절사평균 및 중앙값 인플레이션 지표들을 언급했는데, 이는 다소 비둘기파적인 성향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지표들은 역사적으로 근원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왔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근원 상품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밀어 올려질 경우 다시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워시의 성향이 연준 위원들의 중앙값과 마찬가지로 금리 인하 쪽에 기울어 있으며,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연준의 독립성 역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기본적인 전제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