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발간된 최신 경기주기 전망, "복리로 축적되는 기회" 에서는 경제 전반의 견조한 모습 이면에는 극명한 격차가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미국의 정책 변화와 AI 기술 채택 급증은 명확한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냈습니다.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자본집약적 대기업들은 빠르게 앞서 나가는 반면, 노동자와 그 가구는 점차 뒤처지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핵심 거시 추세는 2026년 이후에도 경제, 금융시장, 정치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신 미국의 생산성 및 노동비용 지표는 견조한 경제성장의 이면에서 나타나는 상반된 흐름, 이른바 ‘K자형 경제’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2025년 3분기 기준 미국의 생산성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 증가해 팬데믹 이후 평균과 부합하며, 다른 선진시장들의 추세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산성 향상의 혜택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미국 소득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년에 걸친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차트 1 참조).
노동소득분배율의 감소: 경기주기가 아닌 구조적 변화
미국 노동소득분배율(국민소득 중 노동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노동자에게 귀속되는 비율)은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생산성·비용 보고서에서 해당 지표를 집계하기 시작한 194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평균적으로 약 60%~65% 수준을 보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노동소득분배율은 실업률 하락과 노동시장 경직에 따라 상승하고, 경기침체 후 노동시장 유휴인력이 증가하면서 하락하는 등 경기주기적 변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주요 경기침체 이후 계속 하락했지만, 1990년대 이전과 달리 경기침체 후 확장기 동안(노동시장 유휴인력이 흡수된 시기)에도 뚜렷한 회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미국 노동통계국(BLS) 기준으로 구인공고 수가 실업자 수를 2대 1로 상회했던 2020년 팬데믹 이후의 극심한 인력 부족 국면에서도 노동소득분배율은 마찬가지로 반등하지 못한 채 하락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경제학자들은 지난 30년간의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을 일반적으로 다음의 몇 가지 요인으로 설명합니다.
- 노동자 협상력 약화: 노조 가입 노동자 수의 장기적 감소, 계약직 및 일용직에 더 많이 의존하는 분열된 고용 구조, 그리고 지난 몇 년간의 이직 감소는 협상 구도를 구조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 세계화: 중국 주도의 수입 경쟁으로 인해 노동 비중이 높은 미국 제조업 부문이 공동화되었습니다.
- 기술 변화: PC와 소프트웨어에서 출발해 자동화와 AI까지 더해지면서, 기술 도구들은 중숙련 노동자뿐만 아니라 점차 고숙련 노동자까지 손쉽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컴퓨터·부품의 상대적 가격 하락은 자본을 노동의 비교적 저렴한 대체재로 만들고 있습니다.
- 시장 집중화: 높은 마진, 무형자산 중심의 비즈니스모델, 글로벌 규모를 갖춘 "슈퍼스타 기업"은 노동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을 제약합니다.
- 회계처리 변화: 연구개발(R&D)을 비용이 아닌 무형자본으로 재분류하면서 노동소득분배율이 기계적으로 낮아졌습니다. 마찬가지로, 주식 기반 보상 체계로의 전환과 자영업 소득 재분류로 인해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오늘날 선도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지적재산권, 데이터, 알고리즘, 브랜드 가치 등 무형자본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추가 노동력을 거의 투입하지 않고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소득 구조는 자본 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무형자산은 높은 수익률을 창출하고 경쟁 우위를 확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인력이 증가하더라도 생산량에 대한 노동의 한계 기여도를 낮춰줍니다. 그리고 집중도를 높여 결국 임금 전이 효과를 약화시킵니다.
무형자본의 이러한 거침없는 성장은 2021~2022년 팬데믹 이후 미국의 노동시장이 역사적으로 매우 강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임금 비중 증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팬데믹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서비스 부문의 추가적인 강제 디지털화와 재택근무 등 유연한 근무 형태의 지속 역시 최근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미래 전망: 노동소득분배율을 더욱 압박하는 AI와 정책
노동소득분배율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실제로 세제 인센티브, 무역 정책, 기술 혁신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하락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비교적 자본집약적인 대기업들은 이제 인건비 절감 기술에 투자할 만한 강력한 세제 인센티브가 있으며, AI는 여전히 인간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비교적 저렴하고 확장 가능한 대안입니다.
더 나아가 노동집약적 제조업 공급망이 미국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근거는 제한적입니다. 미국은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 AI 컴퓨팅 등 상대적으로 노동 투입이 적은 고자본 비중 산업에 구조적으로 점점 더 특화되고 있습니다.
더 광범위한 경제적 맥락
왜 중요할까요?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은 정치적 파급효과에 그치지 않고, 총수요, 인플레이션,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경제 민감도에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하면 경제의 변동성은 커지고 자산가격 변동에 더 민감해져, 부정적 자산 충격이 실물경제로 이전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노동소득분배율 감소의 이면에는 자본소득비율 확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본소득비율 증가는 기업 수익성과 주식시장 성과를 뒷받침했고, 이는 주식 보유 계층의 자산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자산 증가는 실질소득 증가율 둔화에도 불구하고 총소비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역사적으로 고소득·부유층 가구는 한계소비성향이 비교적 낮은 경향이 있어, 이와 같은 소비의 흐름이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실제로 소득 분배 불균형이 심화될수록 소비 증가율은 취약해지고, 자산가격·신용·재정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은 경제 취약성을 높일 뿐 아니라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완화적 방향성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노동자에게 배분되지 않는 생산성 증가는 단위노동비용을 낮춰 결국 가격 추이에 영향을 미치므로 디스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명목임금 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생산성 증가율+소득 중 노동 비중 변화의 합과 같아야 합니다. 따라서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은 명목임금이 생산성 증가와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생산성 향상(및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증가)으로 창출된 실질소득 증가분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고, 그 결과 기업의 비용 부담은 완화되었습니다.
금융 안정성 리스크의 증가는 광범위한 AI 도입을 포함한 거시경제적 추세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결과이기도 합니다. 미국 주식 밸류에이션은 높은 수준에 있으며, 과거를 돌아보면 새로운 범용기술의 확산은 종종 호황과 불황이 교차하는 투자 사이클과 맞물려 나타났습니다. 연준이 지나치게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경우, 잠재적인 과잉 투자와 경제적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노동소득분배율의 지속적 하락은 역사적으로 보호주의나 개입주의를 포함한 공공정책의 변화, 그리고 포퓰리즘 압력의 확대와 함께 전개돼 왔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감안할 때, 향후 정치 사이클의 변동성도 한층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투자 시사점
거시적 추세는 투자자가 경제·정책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량 채권은 높아진 주식 밸류에이션과 타이트한 신용 스프레드 속에서도 여전히 매력적인 수익률, 유연성, 글로벌 분산투자 효과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