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크레딧 시장에서 유동성, 즉 펀더멘털 가치가 반영된 가격으로 자산을 신속하고 대규모로 매매할 수 있는 역량을 높이려는 시도는 바람직한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진정한 가격발견의 부재를 포함한 시장의 본질적인 구조적 제약을 해결하지 않는 한, 이는 실제 유동성을 개선하기보다는 유동성이 존재한다는 인식만을 확대할 뿐입니다.
사모 크레딧 포트폴리오의 일일 가격 산정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회계 논의를 넘어, 분산되고 종종 왜곡된 시장 밸류에이션을 바로잡기 위한 해법으로 부상했습니다. 이 같은 전환의 배경에는 서로 연관된 두 가지 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첫째, 여러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포트폴리오에서 보유 중인 대출의 평가가치 편차가 최근 몇 분기 동안 급격히 확대되었습니다. 2025년 말 기준으로 동일한 금융상품에 대한 평가가치는 평균적으로 약 5포인트의 차이를 보였습니다(차트 1 참조). 이러한 격차는 동일 자산에 대해 독립적이고 공정한 시장가치를 산정한다는 개념과 쉽게 조화되기 어렵습니다.
물론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의 레벨 3 회계 기준 하에서는 운용사들이 가정, 할인율, 비교 대상에 대해 상당한 재량권을 가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편차는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최근 관측되는 편차의 규모는 관찰 가능한 거래의 부재가 더 이상 시장의 무해한 특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일부 사례에서는 보고된 순자산가치(NAV)가 시장에서 형성되는 청산 가치보다 운용사의 주관적 판단을 더 강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최소 두 개 이상의 BDC가 보유한 대출 가운데 약 83%는 가격이 2포인트 범위 내에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17%의 경우 분포가 뚜렷하게 상방으로 치우쳐 있습니다(차트 2 참조).
잦은 가격 산정, 정확성과는 별개
일일 가격 산정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불완전한 해법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일 가격 산정은 가격발견이 아닙니다. 기껏해야 이는 제한적인 수준의 투명성을 추가하고, 가장 극단적인 평가가치를 억제할 수 있는 일정 수준의 평판상 압박을 가할 뿐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사모 크레딧 시장에 대한 의미 있는 구조적 개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어떤 운용사든 할인율, 비교 스프레드, 차입자 단위의 신용 지표를 기반으로 한 추정 모델을 활용해 일일 가격 추정치를 산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분기별 BDC 평가가치에서도 이미 광범위한 편차를 만들어내고 있는 동일한 레벨 3 밸류에이션 프로세스를 단지 더 높은 빈도로 적용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동일한 대출이 5포인트, 심지어 10포인트까지도 서로 다르게 평가될 수 있는 이유는 운용사들이 동일한 입력값에 기반해 밸류에이션을 산정하지 않기 때문이며, 더 중요한 점은 누구도 해당 가격으로 실제 거래를 수행할 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세 개의 BDC가 분기 기준으로 서로 다른 모델 입력값에 의존한다면, 일일 기준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반복될 것입니다. 그 결과는 편차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빈도에서 더 많은 노이즈가 발생하는 상황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핵심 문제는 빈도가 아닙니다. 문제의 본질은 방법론과 관측 가능성입니다.
사모 크레딧에서 진정한 가격발견이 여전히 어려운 이유
크게 보면, 사모 크레딧 시장의 밸류에이션 격차와 오래된 평가가치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는 두 가지 접근 경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점진적이면서도 비교적 단기간에 실현 가능한 방식입니다. 제3자 검증 강화, 독립적인 가치평가 기관의 활용, 표준화된 방법론 도입, 그리고 보다 엄격한 거버넌스를 통해 운용사 간 자산 가격 산정 방식의 차이를 줄이는 접근입니다. 두 번째는 보다 근본적인 해법으로, 제대로 기능하는 유통시장을 기반으로 한 진정한 거래 중심의 가격발견입니다.
이 둘의 차이는 중요합니다. 제3자 검증은 평가의 일관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핵심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이러한 평가가치는 여전히 본질적으로 시장에서 거래를 통해 형성된 가격이 아니라, 모델에 의해 산출된 값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가격발견을 위해서는 관찰 가능한 실제 거래와 지속적인 양방향 거래 흐름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기준은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것보다 훨씬 높습니다. 보유 자산의 유동성을 높일 경제적 유인이 많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제한적이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여러 구조적 제약이 해결되어야 합니다.
- 수단 및 데이터의 표준화. 사모 크레딧 시장에는 표준화된 식별자, 일관된 계약 문서, 통일된 재무 보고 등 상장시장의 유동성을 뒷받침하는 공통 언어가 부족합니다. 이로 인해 자산 간 비교 가능성이 제한되고, 대규모 거래를 언더라이팅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신뢰 가능한 벤치마킹 및 상대가치 분석 기반이 없다면, 유통시장 활동은 단발적이고 개별적인 거래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진정한 시장이라기보다 대차대조표 관리 수단에 가까워집니다.
- 결제 및 운영 인프라. 논의는 종종 전자 거래 플랫폼이나 TRACE와 유사한 보고 체계로 쏠리지만, 보다 시급한 제약은 훨씬 기본적인 문제인 결제입니다. 현재의 거래 결제 프로세스는 느리고 수작업 중심이며 운영 부담이 큽니다. 결제가 더 빠르고 예측 가능하며 확장 가능해지지 않는 한, 거래 회전율은 본질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즉, 거래 속도는 가격 투명성보다 거래 이후 단계에서 발생하는 마찰에 더 크게 좌우됩니다.
- 양도성 제약. 많은 사모 크레딧 계약에는 대출 양도 시 차입자의 동의를 요구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는 상장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근본적인 마찰 요인으로, 거래 실행 시점과 양도 확실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초래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정기적이고 제도적인 거래 활동을 뒷받침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 정보 비대칭성과 이해 상충. 사모 크레딧 유통시장에서 매수자가 직면하는 정보 장벽은 단순한 거래 문서 수준을 훨씬 넘어섭니다. 차입자 레벨 데이터에 대한 접근은 종종 비밀유지계약(NDA)에 의해 제한되는 경우가 많고, 정보 공개 프레임워크 역시 표준화되거나 지속적이지도 않습니다. 설령 간헐적인 매수·매도 호가를 통해 일부 가격 투명성이 제공되더라도, 이러한 가격은 대개 발행사의 계열사나 운용사 자체에서 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구조적 이해 상충을 초래합니다. 가격 신호를 제공하는 주체가 바로 해당 자산의 평가가치에 가장 큰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당사자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유통시장이 기능하려면 가격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 투명하고 독립적이며 객관적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시장 참여자들은 진정한 시장 청산 가격과 가격 산정 주체의 상업적 이해관계를 반영한 평가가치를 구분할 수 없습니다. 이는 광범위하고 독립적인 정보 확산을 통해 가격과 거래 비용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상장 채권 시장의 체제와는 정반대입니다.
- 양방향 유통시장에 대한 구조적 수요 기반 부족. 지속 가능한 유동성은 결국 안정적인 양방향 거래 흐름에 달려 있습니다. 광범위 신디케이트론 시장의 경우,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과 ETF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매수 수요를 형성하면서 유동성이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반면 사모 크레딧 시장에는 이와 같은 규모의 수요 엔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들마켓 CLO가 성장하긴 했지만, 생태계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지속적인 유통시장을 지탱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이러한 기반이 없는 한, 거래 활동은 구조적이라기보다 기회주의적인 성격에 머무를 가능성이 큽니다.
진정한 유동성 부재, 해답은 비유동성 프리미엄
사모 시장에서 가격 산정의 정확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투명성, 객관성, 그리고 시장 기반 거래와 가격발견의 부재라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 같은 제약이 지속되는 한, 사모 시장과 상장 시장 간 유동성이 실질적으로 수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사모 시장 투자자들은 비유동성 및 신용도 차이에 대한 프리미엄을 포함해 충분한 보상을 받는 데 계속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