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 기조를 설명할 때 광범위한 금융 여건을 더욱 강조하고 있습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9월 금리 인상을 두고 "금융 및 신용 여건이 (연준의) 목표에 더 부합하도록 완화 기조를 일부 축소하는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9월 정책 결정을 "금융 및 통화 여건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설명했습니다. 최근 G20 정상회의에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정책금리 경로를 금융 여건과 명시적으로 연계하며, "금융 여건이 완화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한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셸 불록 호주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주 호주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융 여건을 충분히 긴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정책 기조의 변화가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금융 여건은 어떻게 측정하는가? 현재 금융 여건은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는가, 아니면 제약하고 있는가? 그리고 이는 향후 통화정책에 무엇을 시사하는가?
마지막 질문부터 간략히 답하자면, 주식 시장 호조와 이로 인한 자산 및 소비 증가는 이상적인 수준보다 완화적인 금융 여건을 조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6월 이후 미국 국채, 주택담보대출, 회사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주식 시장 호조로 인한 경제 성장 자극 효과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더 중요한 점은 인플레이션을 보다 신속하게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금융 여건의 조정 폭이 2022년에 경험했던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통화정책의 시장 파급효과 측정
지난 10년간 연준은 잠재 산출 수준과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부합하는 균형 중립금리, 즉 경제학자들이 r* 또는 r-star라 부르는 금리와 단기금리를 비교해 정책 기조를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r*는 직접 관측할 수 없고 추정치의 불확실성도 매우 크기 때문에 실시간 지표로 활용하는 데는 실질적인 한계가 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지난주 Macro Signposts 참조.)
연준이 통제하는 단기금리는 금융 여건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며, 통화정책의 파급 효과는 단기금리 변화가 다른 자산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크게 좌우됩니다.
연준은 오래전부터 이러한 파급 경로를 인지해 왔습니다. 팬데믹 이후 소비 및 자산 효과에 관한 논의에서 주가와 주택 가격이 주요 요인으로 부각되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책 입안자들은 자산 가격 왜곡이 경기 침체를 심화시키는 이른바 '금융 가속기 메커니즘'에 대응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크레딧 스프레드가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최근 광범위한 금융 여건을 강조하는 기조는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금융 여건의 중요성을 보다 명확히 드러내고 있을 뿐입니다.
이러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연구진은 경제에 미치는 상대적 중요성을 반영하는 가중치로 금리와 자산 가격을 결합한 '금융 여건 지수(FCI)'를 개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가중치는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연구진이 개발한 대표적 지표 중 하나는 금융여건 성장충격지수(FCI-G)각주1로, GDP 성장에 미치는 추정 효과를 기준으로 7개 금융 변수에 가중치를 부여합니다. 이 7개 변수는 연방기금금리,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 BBB 등급 회사채 수익률, 주가, 주택 가격, 그리고 광범위한 달러화 가치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FCI-G는 금융 여건의 절대적인 수준이 완화적인지 혹은 긴축적인지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 여건 '변화'가 향후 GDP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다는 점입니다. FCI-G 지수가 플러스(+)이면 경제 성장세를 제약하는 역풍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지수가 +1이면, 금융 여건으로 인해 향후 1년간 GDP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마이너스(-) 값은 성장에 우호적인 순풍을 의미합니다.
2026년 2분기 FCI-G 최신 수치는 -0.9입니다. 이는 2분기 말 기준 최근 수년간의 금융 여건 변화가 향후 1년 동안 미국 경제성장률을 약 0.9%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상으로 금융 여건이 긴축되면서 성장률이 약 0.5~1%포인트 낮아졌던 2022~2023년보다 훨씬 우호적인 수준입니다. 차트 1에서 FCI-G의 요인별 기여도를 살펴보면, 지난 1년 동안 미국 경제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요인은 주식 시장 호조였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FCI 목표: 이론과 실제
당사는 워시 의장의 9월 발언이 연준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판단합니다. 즉,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된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음으로써 금융 여건을 의도적으로 완화하고, 그 결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의도치 않게 높이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합니다.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2% 목표 수준으로 안착시키려면 금융 여건이 경제 성장세를 어느 정도로 뒷받침하거나 제약해야 할까요?
FCI-G만으로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습니다. 이 지수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경제 성장에 부합하는 금융 여건의 적정 수준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경제 펀더멘털에 따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금융 여건의 목표치를 설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목표치를 도출하는 한 가지 방법은 산출량 격차를 해소하는 데 필요한, FCI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자산 가격 변화를 계산하는 것입니다. 다만 산출량 격차 자체도 불확실성이 큽니다. 미국 노동시장이 잠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투자와 자산 효과까지 반영한 추정치에 따르면 현재 산출량은 잠재 수준을 약 1~1.5%포인트 상회합니다. 산출량 격차를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변환하는 모델인 필립스 곡선에 이 추정치를 대입해 보면, 인플레이션 자극 효과는 대략 0.1~0.3%포인트로 비교적 미미한 수준에 그칩니다.
경제의 생산 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지만 가계 지출은 완만하게 조정되므로, 일반적으로는 수요가 공급 증가 속도에 맞춰 확대될 수 있도록 금융 여건의 일정 수준 지원이 필요합니다. 반면 영구적인 공급 측면의 부정적 충격이 발생할 경우에는,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보다 긴축적인 금융 여건이 요구됩니다. 인공지능(AI)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투자 확대를 통한 긍정적 수요 충격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긍정적 공급 충격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MIT와 예일대학교 연구진각주2은 산출량 격차를 해소하는 데 적절한 FCI 목표 수준을 추정하는 방법론을 개발했습니다. 이 방법론을 적용해 본 결과, 2분기 말 기준 금융 여건은 이론적 이상치보다 다소 완화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련 지표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금융 여건은 약 50bp 정도 과도하게 완화적이었습니다. 이는 연준이 앞서 나타났던 금융 여건 완화를 일부 되돌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필요한 조정은 다양한 자산 가격 변동의 조합을 통해 서로 다른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규모를 가늠해 보면, 예상되는 금융 여건의 재조정은 10년 만기 국채 금리의 70bp 상승(주택담보대출 금리와 회사채 수익률에 1:1로 반영됨), 주가 9% 하락, 광범위한 무역가중 달러 가치 4% 상승, 또는 이러한 여러 요소와 FCI-G의 다른 구성 변수의 복합적인 변화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수치가 전망치가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 글의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6월 이후 약 80bp 상승했습니다. 이는 채권 시장이 경기 과열을 진정시키는 데 필요한 역할을 이미 상당 부분 수행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최신 시장 데이터를 반영해 FCI-G 시계열을 연장하고, 시장이 각 선물 곡선에 선반영된 경로를 따른다고 가정하면, 채권 시장은 가상 시나리오상 이미 격차를 메우고도 남은 것으로 보입니다(차트 3 참조).
더욱 근본적인 측면은 금융 여건이 연준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다양한 요인에 반응한다는 사실입니다. 투자자의 위험선호도는 지정학적 충격이나 성장 둔화 우려, 예상치 못한 재정 정책 변화 등에 따라 급격히 재조정될 수 있습니다. 현재 금융 여건은 AI에 대한 낙관론과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우호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러한 환경은 언제든 변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금융 여건을 재조정하는 데 적절한 정책금리가 내일도 동일하게 적절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금리가 긴축 기조를 주도해 왔으나, 앞으로는 다른 자산군도 그 부담을 일부 분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시사점
당사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연준의 금리 인상은 장기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의 시작이라기보다 정책 기조를 재조정하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2분기 말 기준 미국의 금융 여건은 적정 수준에 비해 다소 완화적이었으며, 이는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소폭 상회해 성장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연준이 통화 완화 정도를 일부 축소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필요한 조정 폭은 특히 2022년과 비교할 때 비교적 제한적인 수준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6월 이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의 상승은 채권 시장이 이미 필요한 긴축의 상당 부분을 반영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연준이 정책금리와 불확실한 중립금리 추정치 사이의 격차보다 광범위한 금융 여건에 점차 무게를 둔다면, 완화 기조를 일부 축소하기 위해 반복적인 금리 인상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습니다. 장기 금리 상승, 주가 약세,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또는 달러화 강세 등이 긴축 역할의 일부를 대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금융 여건의 관점에서 볼 때, AI는 연준의 정책 프레임워크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요인입니다. 현재는 확대된 투자 수요와 함께 금융 여건의 추가 긴축을 필요로 하는 긍정적인 자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에 따른 긍정적인 공급 효과가 부각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 없이도 금융 여건 완화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 Andrea Ajello, Michele Cavallo, Giovanni Favara, William B. Peterman, John W. Schindler IV, and Nitish R. Sinha. “A New Index to Measure U.S. Financial Conditions.” FEDS Notes. Washington: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30 June 2023). 연방준비제도 웹사이트에는 FCI-G 자료가 2026년 9월 21일에 업데이트되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본문으로 돌아가기
- Ricardo J. Caballero, Tomás E. Caravello, and Alp Simsek. “FCI-star.” NBER Working Paper No. 33952 (2025년 6월, 2026년 1월 개정). 본문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