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헤드라인 실업률은 지난 몇 달간 하락세를 보였지만, 노동시장에서 누가 이탈하고 있는지, 그리고 누가 노동시장에 진입하거나 복귀하지 않고 있는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평균 임금이 정체되고 있는 이유와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천이 아닌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지난주 Macro Signposts에서는 미국 노동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몇 가지 예상 밖의 현상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올해 초부터 실업률과 고용인구비율이 동시에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역사적으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모습입니다(Macro Signposts, "고령 근로자의 은퇴에 따른 인건비 감소" 참조).
당사는 이러한 추세가 인구통계, AI, 이민 정책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나타나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는 징후라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현재 노동시장은 헤드라인 실업률(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6년 7월 기준 4.1%)이 시사하는 것만큼 타이트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업률이 하락하는 동시에 발표된 임금 인플레이션도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론적으로 노동시장이 타이트해지면 임금 상승세는 약화되는 것이 아니라 강화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에는 미국 노동통계국의 가계조사 데이터를 보다 자세히 분석해 최근 임금 상승세 둔화의 이면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분석 결과, 실업률은 하락하고 있지만 노동시장을 떠나는 사람들과 노동시장으로 복귀하지 않는 사람들의 구성 변화로 인해 미국의 측정 임금 상승률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노동시장 이탈 증가와 구직 성공률 하락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시장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인건비는 미국 경제 전반에서 생산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투입비용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현재 높은 수준에 있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시간이 지나면서 인건비 추세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노동시장 동향은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미국 노동시장 상황을 판단할 때 실업률이라는 지표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시사합니다.
실업률 하락과 임금 상승 둔화의 이례적 동행
표준 경제이론에 따르면 실업률이 상승하면 임금 상승률은 둔화되고, 실업률이 하락하면 임금 상승률은 가속화됩니다. 경기 호황기에는 채용이 늘어나면서 구직 가능한 인력이 줄어들고, 기업들은 부족해진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하며 경쟁하게 됩니다. 반대로 실업률이 상승하고 유휴 노동력이 증가하는 경기침체기에는 임금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는 실업률 하락, 노동공급 감소, 임금 인플레이션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경제이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시에 노동시장에서 나타나는 혼재된 신호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총임금 지표의 산출 방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균 임금 상승률은 특정 시점의 평균 임금(또는 지표에 따라 중위임금)을 이후 시점의 임금 수준과 비교해 계산합니다. 여기에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요소가 반영됩니다. 하나는 두 시점 모두 고용 상태를 유지한 사람들의 실제 임금 변화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사이 기간 동안 노동시장에 진입하거나 노동시장을 떠난 사람들의 구성 효과가 임금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이 두 요소는 경기 국면에 따라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총임금 지표는 개별 근로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임금 변화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가계조사의 총이동(상태 간 이동) 데이터를 통해 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달 근로자들은 정규직 고용을 기준으로 실업, 비정규직 근무, 노동시장 이탈이라는 세 가지 상태 사이를 이동하며, 이들의 임금 수준은 총임금 지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역사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실업자 또는 노동시장 밖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정규직을 얻은 신규 진입자들(예를 들어 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을 얻은 최근 대학 졸업생)은 대부분 평균 및 중위임금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Daly, Hobijn, Pyle의 연구각주1와 가계조사 데이터에 기반한 당사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약 70~80%가 이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한동안 일을 하지 않았거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던 사람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는 "활황" 노동시장에서도 임금 상승률은 비교적 완만한 수준에 머무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용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임금은 전체 임금 지표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 반면, 새로 채용되는 인력의 임금은 대체로 중위임금 이하 수준에 머물면서 전체 임금 지표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현상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정규직 고용에서 이탈하는 사람들은 평균 및 중위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기침체기에는 총임금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됩니다. 노동시장을 떠나는 사람들 가운데 저임금 서비스업 종사자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들의 이탈은 노동시장에 남아 있는 근로자의 평균 임금을 끌어올립니다. 여기에 채용이 급감하면서 평소 평균 임금을 낮추는 역할을 하던 저임금 신규 진입자 유입까지 줄어들게 됩니다.
차트 1은 미국 노동통계국의 가계조사를 통해 측정된 평균 임금 인플레이션을 구성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시간당 평균 임금 지표는 정기적으로 발표되는 반면, 가계조사 기반 지표는 매월 수집되는 개별 응답 자료를 토대로 산출해야 합니다. 두 지표는 대체로 유사한 흐름을 보이지만, 가계조사의 장점은 평균 임금을 보다 세부적으로 분석해 구성 변화가 측정된 임금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차트 1에서 경제학자들이 “외부 마진”이라고 부르는 개념은 취업자 구성 변화의 순효과를 의미합니다. 즉,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한 사람들과 노동시장을 떠난 사람들 간의 임금 수준 차이가 평균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뜻합니다. “내부 마진”은 고용 상태를 유지한 사람들의 평균 임금 변화를 의미합니다. 차트에서 알 수 있듯이, 경기가 호황일 때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취업이 늘어나면 평균 임금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경기침체기(예: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에는 저임금 근로자의 노동시장 이탈 비중이 높아지면서 임금에 경기 역행적인 상승 압력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늘날 데이터가 시사하는 상반된 결과
최근 다른 노동시장 지표들의 움직임과 마찬가지로, 올해 나타난 노동시장 진입 및 이탈 패턴과 이에 따른 구성 효과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상해 온 방향과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노동시장 이탈이 증가할 때는 저임금 근로자의 이탈 비중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현재는 상대적으로 고임금 근로자들이 정규직을 떠나 비정규직 업무로 이동하고, 실업 상태에 놓이며, 심지어 노동시장을 완전히 떠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임금 지표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이탈은 중위임금 이상 수준에서 발생하는 비중이 더 크며, 그 결과 평균 임금 상승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차트 2 참조).
동시에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들과 노동시장 밖에 있는 사람들의 구직 성공률이 모두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최근 노동시장에 진입한 사람들 가운데 평균 및 중위임금 이하 소득자의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중위임금 이하 신규 진입자의 대거 유입으로 인해 임금 분포가 저임금 일자리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상황은 복잡하며, 노동 공급이 감소하는 가운데 노동시장 참여자의 구성 변화가 임금 지표를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차트 3은 올해 7월까지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한 근로자들이 평균 소득을 끌어내리는 가장 큰 요인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이전에는 평균 이상의 임금을 받던 근로자들이 정규직을 떠나 비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고용 상태에서 실업 상태로 전환되는 사람들 가운데 비교적 고임금 일자리를 떠나는 사람들의 비중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 징후
이러한 모든 추세는 미국 노동시장에 중요한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인구구조 변화와 노동인구의 고령화는 이민 정책 변화, 광범위한 경제 불확실성, 그리고 AI를 포함한 노동 대체 기술의 초기 영향과 맞물리고 있습니다. 그 결과 고령의 고소득 근로자들이 대거 은퇴하고 있으며, 이는 정규직에서 임금이 더 낮은 비정규직으로의 전환 증가와 맞물려 발표된 임금 인플레이션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핵심생산연령층과 대학졸업자의 구직 성공률도 악화되면서, 통상 이들의 노동시장 재진입이 평균 임금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지만 현재는 그러한 흐름 역시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가계조사에서 나타난 고용 전환 데이터는 노동시장 변화가 가계의 총노동소득과 기업의 비용에 부담을 주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상대적으로 고임금 근로자들의 이탈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노동시장을 완전히 떠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채용과 해고가 모두 활발하지 않은 현재 노동시장의 순효과는 임금 상승 압력의 완화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책적 시사점
1 Mary C. Daly, Bart Hobijn, and Benjamin Pyle. “What’s Up with Wage Growth?” Federal Reserve Bank of San Francisco Economic Letter (March 2016) 본문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