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뉴욕 비즈니스경제학협회 연설에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미국 경제 전망과 "갈림길에 선 통화정책"이 시사하는 바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많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다시 한번 "과열"된 수치를 보일 경우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조건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결권 위원이었습니다.
이어서 화요일에는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인플레이션 지표를 발표했습니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 다음 연준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배제됐습니다. 반면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6월에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근원 상품과 서비스 부문 모두에서 인플레이션은 완만한 흐름을 보였으며, 그동안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던 일시적 요인들이 점차 해소됨에 따라 하반기에도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한편 화요일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반기 의회 증언 첫날이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워시 의장은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단호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으며, 6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완만한 양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는 아직 달성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PIMCO의 기본 시나리오는 물가 압력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가운데 연준이 2026년까지 금리를 동결하는 것입니다. 다만 월러 이사의 발언은 최근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지표가 잇달아 높게 발표된 이후의 연준 인식을 보여줍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과 관계없이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거나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경우 이에 대응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발표될 인플레이션 지표의 중요성을 더욱 높이는 요인입니다.
복잡한 인플레이션 흐름 속 드러난 월러 이사의 매파 성향
월요일 사전 배포된 연설문에서 월러 이사는 "이번 주 근원 인플레이션이 또다시 과열된 수치를 보인다면, FOMC는 가까운 시일 내 통화정책 긴축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의 발언을 보면, 그는 현재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지표의 완만한 흐름이 일정 기간 이어져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초 이란 분쟁 발발 이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상당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연환산 기준 근원 CPI는 2.6%에서 2.9%의 범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반면 연환산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상승세를 보이며 5월 기준 3.4%까지 높아졌습니다. 이는 연준의 장기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당사가 연준의 용인 범위로 보아 온 "2%대"를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PCE는 미국 경제분석국이 발표하는 지표로,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2026년 5월 6일자 Macro Signposts,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 두 가지 이야기"를 참조하십시오.)
CPI와 PCE라는 두 인플레이션 지표 간 괴리의 상당 부분은 PCE에서 비중이 더 큰 소프트웨어 및 금융 서비스 가격을 서로 다르게 반영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이들 두 부문은 모두 AI 관련 투자 확대와 견조한 주식시장 성과의 수혜를 입어 왔습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가격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급등에 영향을 받았으며, 포트폴리오 관리 수수료 역시 강한 주식시장 수익률의 수혜를 입었습니다.
아울러 AI 관련 인플레이션은 관세와 관련된 일회성 가격 조정 직후에 나타났습니다. 그 결과 2025년과 2026년 초 상품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상승하면서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 특히 주거비 부문에서 나타난 물가 둔화 효과를 일부 상쇄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PCE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2% 목표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한편 CPI와 PCE의 절사평균 지표는 보다 완만한 흐름을 보였지만, 이러한 지표는 인플레이션의 전환 국면에서는 후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급 vs. 수요: 인플레이션의 주된 원인은?
이처럼 다양한 인플레이션 지표가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는 가운데 핵심 쟁점은 최근 근원 PCE의 재가속화가 관세, 에너지 가격, AI 관련 특정 부품 수요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공급 충격과 일회성 가격 조정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보다 지속적인 기저 수요를 반영하는지 여부입니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요인을 구분하는 것은 통화정책에 매우 중요합니다. 정책 입안자들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우 공급 측면의 일시적 물가 상승은 대체로 용인할 수 있지만, 수요 주도형 인플레이션에는 보다 신속하게 긴축 정책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2026년 5월 29일자 Macro Signposts, "연준의 인플레이션 신호, 공급 충격과 AI 관련 수요로 흐려져"를 참조하십시오). 1분기 실질 소비 증가세 둔화와 동시에 PCE 인플레이션이 높게 나타난 점은 공급 측면이 인플레이션의 주된 원인이라는 근거를 더욱 뒷받침합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이어질수록 견조한 수요 역시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몇 달간 근원 PCE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예상치를 웃돌면서, 당사를 비롯한 다른 전망 기관은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2026년 연준의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도 다소 낮췄습니다. 다만 당사는 금리 인상까지 전망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현재는 공급 측면의 충격과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이례적인 환경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더욱이 현재 노동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통상 근원 인플레이션에 약 1년 선행하는 단위노동비용 인플레이션은 생산성 증가율이 2% 수준임을 감안할 때, 연준의 목표와 부합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러 이사의 발언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 자체가 보다 긴축적인 정책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다시 말해, 인플레이션이 공급 측면 요인에 따른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연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월러 이사는 현재 경제 환경이 2022년과 다르다는 점도 강조하며, 긴축에 나서기 전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동시에 그는 현재의 인플레이션 수준에 비춰볼 때 현 연방기금금리가 약 100bp 정도 완화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통화정책 준칙을 언급했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월러 이사는 이러한 신호를 무시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연말까지의 인플레이션 및 연준 정책 전망
6월 CPI가 완만한 모습을 보이면서, 월러 이사를 비롯해 하반기 인플레이션 둔화를 예상하는 연준의 정책 입안자들은 당분간 관망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은 기존의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여전히 유효한지 평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월러 이사의 발언을 보면, 월간 근원 PCE 수치가 0.3%를 웃돌 경우 이를 "과열"된 지표로 판단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참고로 2026년 첫 5개월 동안 월간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평균 0.34%를 기록했으며, FOMC의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 중앙값인 3.3%를 달성하려면 남은 기간 동안 월평균 약 0.2% 수준에 머물러야 합니다.
다음 PCE 지표는 2026년 7월 30일에 발표될 예정이며, 이는 연준의 차기 통화정책 결정 다음 날입니다. PCE 인플레이션 항목 대부분의 기초자료가 되는 최근 CPI 데이터를 바탕으로 볼 때, 당사는 6월 PCE 수치가 0.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는 연준이 향후 발표될 지표를 추가로 점검하면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PIMCO는 관세 및 에너지 관련 가격 조정 요인이 사라짐에 따라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보다 완만한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합니다.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 수치는 1분기에 상대적으로 높고 연말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여 왔는데, 경제학자들은 이를 ‘잔차 계절성(residual seasonality)’이라고 부릅니다.
당사는 일부 PCE 물가 항목의 측정 방식 변화 역시 PCE 인플레이션 수치를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오는 9월 발표 예정인 미국 국민소득 및 생산계정(NIPA)의 연례 벤치마크 개정은 AI 관련 항목의 측정 영향을 축소함으로써 최근 PCE와 CPI 인플레이션 간 괴리를 어느 정도 축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인플레이션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여러 이유로 당사는 대부분의 전망 기관 및 FOMC 위원들과 마찬가지로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연준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최근 연준의 발언을 보면,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향후 긴축을 재개할 가능성에 시장이 대비하도록 하는 모습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6월 FOMC 회의 당시 위원들은 추가 긴축과 금리 동결 사이에서 대체로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자체 전망치를 내놓지 않은 워시 의장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시 월러 이사는 "동결" 진영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매파적 시각이 다른 중도 성향 위원들(이를테면 파월 이사)의 견해와도 일치한다면, 의미 있는 인플레이션 상방 서프라이즈가 단 한 번만 나타나더라도 FOMC의 정책 판단은 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지금의 상황은 여러 측면에서 2022년과 다릅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재정 부양책, 역사적으로 매우 타이트했던 노동시장, 그리고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실질금리는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급등과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긴축을 촉발한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반면 현재 노동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천으로 보기 어렵고, 정부가 민간 부문에 수조 달러를 이전하고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또한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실질수익률은 과거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있습니다.
실제로 높아진 시작 수익률은 현재 상당한 이자수익 완충 장치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더라도 그에 따른 가격 하락의 영향을 일부 상쇄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은 일정 수준의 정책 긴축에도 중장기물 금리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둔화되거나 경기 부진 시에는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채권은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