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한 "크레딧 마켓 렌즈"에서 당사는 AI 채권 발행이 다른 채권의 투자 수요를 위축시킨다는 주장 중 하나에 이견을 제시했습니다. 대규모 투자 붐이 저축-투자 경로를 통해 균형 실질 수익률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언급했습니다. 다만 보다 제한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경로, 즉 AI 채권 공급이 미 국채 투자 수요를 직접 위축시킨다는 증거는 적어도 현재까지 명목 수익률, 기간 프리미엄, 스왑 스프레드 전반에서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기업 크레딧 시장으로 범위를 한 단계 좁혀 동일한 질문을 던져보고자 합니다. AI 채권 발행이 미 국채 투자 수요를 뚜렷하게 위축시키고 있지 않다면, 다른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력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차트 1에서 보듯, 미국 달러 채권 시장에서 AI 관련 발행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4%, 지난해 13% 미만에서 올해 전체 비금융 공급량의 거의 4분의 1 수준까지 급증했습니다.
이러한 발행 급증세가 다른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력을 위축시키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당사는 가격과 물량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가격 데이터: 스프레드 및 곡선 지표는 밀어내기가 아닌 가격 재조정 시사
가격 측면에서는 다른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력이 위축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만약 하이퍼스케일러의 채권 공급으로 인해 비AI 발행사가 장기 채권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면, 시장은 이러한 소외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을 것입니다. 즉, 스프레드가 확대되거나 곡선이 가팔라졌어야 합니다. 그러나 두 현상 모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와 엔비디아를 제외한 비금융 기업 발행사의 스프레드는 AI 채권 발행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확대되지 않았습니다(차트 2 참조). 마찬가지로 하이퍼스케일러의 스프레드 곡선 장기 구간은 절대적 기준으로도, 곡선이 평탄해진 여타 비금융 기업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가팔라졌습니다(차트 3 참조). 다시 말해, 하이퍼스케일러 자체의 스프레드 확대가 AI '과잉 공급' 물량을 흡수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이 같은 가격 재조정 과정에서 흥미로운 상대 가치의 '괴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A등급 이상의 우량 하이퍼스케일러는 현재 시점의 레버리지, 현금흐름, 유동성 지표상 재무 상태가 훨씬 더 견조함에도 불구하고 유틸리티 기업보다 넓은 스프레드로 거래되고 있습니다(차트 2 참조). 또한 이 우량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이 주를 이루는 블룸버그 AA 회사채 지수와 전체 투자등급 시장의 스프레드 차이는 2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좁혀졌습니다.
수량 데이터: 조달하지 못한 것인가, 원하지 않은 것인가?
물량 측면에서 AI 채권 발행이 다른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력을 위축시킨다는 주장에 반하는 증거는 다소 복합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AI 발행사를 제외한 비금융 기업의 총발행액은 전년 대비 증가하며 수년간 이어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차트 4 참조). 하지만 장기물 채권의 순발행량은 2025년뿐만 아니라 올해 현재까지도 상당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차트 5 참조).
이러한 패턴은 언뜻 다른 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력이 위축된 결과처럼 보일 수 있지만, 물량 데이터만으로는 기업이 채권을 발행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발행할 의사가 없었던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보다 현실적인 설명은 대부분 기업이 시장이 제공하는 만기 구조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업은 발행 시기를 조율합니다. 장기 차입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일 때는 채권 만기를 장기화하고, 비용이 비싸지면 단기물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여러 학술 문헌각주1에서도 잘 입증되어 있으며, 차트 6은 당사 자체 데이터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남을 보여줍니다. 즉, 장기 금리 상승은 장기물 회사채 순공급 감소와 맞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업 CFO나 재무 책임자가 예상 초과수익률을 산출하는 완벽한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에게 만기 선택은 자금 조달 조건을 확정할지, 아니면 재무적 유연성을 유지할지 사이의 상충관계를 고려하는 실질적인 기업 재무 의사결정입니다.
학술 연구에 따르면 시장 전체적인 관점에서 기업 발행사는 정부가 시장 내 듀레이션의 물량이나 가격을 바꿀 때, 자신들이 시장에 공급하는 듀레이션 규모를 그에 맞춰 조정하는 경향을 보여왔습니다.각주2
간단히 말해, 기업은 듀레이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므로 장기물 발행이 감소했다고 해서 기업이 시장에서 밀려난 결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장기물 수익률이 크게 상승한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미 국채로 인해 기업 차입자들이 단기물 쪽으로 밀려난 결과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이는 별도로 논의할 사안이며, 하이퍼스케일러의 채권 발행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결론
기업 크레딧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은 AI 관련 부채, 특히 하이퍼스케일러 부채가 여타 회사채 발행을 압도하고 있다는 단순한 시장 내러티브보다 훨씬 복합적입니다. 그러한 논리를 뒷받침할 증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 시장의 조정은 다른 기업의 자금 조달 여력을 위축시키기보다, 공급의 진원지인 하이퍼스케일러 자체에 주로 집중되었습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비AI 기업의 채권 만기 구조 변화는 하이퍼스케일러의 밀어내기가 아닌, 국채 수익률 곡선의 움직임과 시장 상황에 맞춘 만기 타이밍 조율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본 보고서는 Michael Puempel과 Gabriel Cazaubieilh의 기여로 작성되었습니다.
1. Baker, Greenwood, and Wurgler (2003), “The maturity of debt issues and predictable variation in bond returns,”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261-291, Volume 70, Issue 2. 본문으로 돌아가기
2. Greenwood, Hanson, and Stein (2015), “A Comparative-Advantage Approach to Government Debt Maturity,” Journal of Finance, 1683-1722, Volume 70, Issue 4. 본문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