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스케일러: 콜옵션에는 유리하고 풋옵션에는 불리한 변동성
52년 전 경제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Bob Merton은 회사채 가치평가에 관한 중요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머튼 모델에는 금융학계가 수십 년간 보완을 시도해온 한계가 존재하지만, 그 핵심 통찰은 매우 명확합니다. 즉, 주주는 기업 자산에 대한 콜옵션을 보유한 상태이고, 채권자는 동일한 자산에 대한 풋옵션을 매도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주식 투자는 상승 잠재력에 초점을 두는 반면, 크레딧 투자는 하락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둡니다.
이러한 통찰만으로도 최근 AI 구축에 필수적인 클라우드 및 네트워크 자원을 제공하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구조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의 상당 부분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번 분기 들어 주식시장에서 기술 섹터에 대한 투자 심리는 눈에 띄게 개선되었습니다. 이는 지난주 후반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설비투자에 대한 우려를 완화한 양호한 1분기 실적에 힘입은 결과입니다. 이러한 안도감은 반도체, 하이퍼스케일러뿐만 아니라 이전 분기 동안 부진했던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AI 생태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차트 1 참조).
머튼 프레임워크는 주식과 크레딧 가격 움직임 간의 괴리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불확실하고 잠재적으로 변동성이 큰 수익을 수반하는 AI 인프라에 대한 레버리지 투자는 채권 보유자의 암묵적 풋옵션 위험을 높이는 동시에 주식의 콜옵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머튼 관점에서는 자산 가치가 증가할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풋옵션의 행사가격 역시 상승하게 됩니다.
주주 입장에서는 상승 여력이 이러한 리스크 감수를 정당화합니다. 반면 채권 보유자에게는 하락 리스크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반면, 상승 여력은 다른 투자자에게 돌아갑니다. 이러한 격차, 즉 전형적인 자산대체 문제는 크레딧 투자자들이 점점 더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요소이며, 재레버리지 흐름이 정점에 도달하는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자본구조 전반의 괴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레버리지론: 스폰서의 보호 기능 약화
소프트웨어 섹터 내에서도 스폰서 유무에 따라 뚜렷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과거 약세 국면에서는 사모펀드(PE)의 소유 또는 후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PE 포트폴리오 기업이 발행한 대출은 비스폰서 기업 대비 성과가 크게 부진한 모습입니다. 물론 지수 수준에서는 이러한 성과 격차의 원인을 사모펀드 후원뿐 아니라 신용등급 및 섹터 구성 차이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비판을 보완하고자, 두 가지 보다 견고한 방법으로 추가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첫째, S&P UBS Leveraged Loan 지수에 포함된 B등급 소프트웨어 대출에 초점을 맞춰, 스폰서 발행사와 비스폰서 발행사로 각각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동일 조건 비교를 수행했습니다. 이러한 포트폴리오는 신용등급과 섹터 차이를 모두 통제한 것입니다. 차트 4는 이처럼 엄격하게 통제된 표본 내에서도 사모펀드(PE) 지분이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음을 보여줍니다.
AAA 등급 CLO 성과: 소프트웨어발 파급, 아직은 제한적
소프트웨어 대출의 금리가 재조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레버리지론 시장은 이러한 약세를 상당 부분 차단하며 유의미한 영향은 받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억제 효과는 AAA 등급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의 스프레드가 매우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올해 들어 AAA 등급 CLO 스프레드는 레버리지론 대비 역사적 베타를 크게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적 관계가 유지되었다면, 연초 이후 레버리지론 스프레드의 30bp 확대는 AAA 등급 CLO 할인마진을 약 11bp 확대시켰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AAA 등급 CLO 스프레드가 약 10bp 축소되었습니다(차트 6 참조).
지수 차원의 억제 효과 외에도 AAA 등급 CLO의 초과성과를 설명하는 또 다른 핵심 요인은 구조적 후순위입니다. 즉, 계약상 상환 순서에서 선순위 트랜치가 후순위 트랜치에 우선한다는 점입니다. CLO 포트폴리오에 소프트웨어 익스포저가 일부 포함되어 있더라도, AAA 트랜치에는 두터운 후순위 완충 장치가 존재해 손실이 선순위 트랜치까지 도달하기 위한 문턱은 매우 높습니다. AAA 트랜치의 손실 발생 구간은 극히 후순위에 위치해 있으며, CLO 포트폴리오는 일반적으로 수백 개의 발행사와 수십 개의 섹터에 걸쳐 분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AAA 등급 CLO 스프레드가 의미 있게 확대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가 단일 섹터를 넘어 광범위하게 확산되어야 하며, 역사적 평균을 크게 웃도는 부도 손실을 초래하는 시스템적 신용 이벤트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여전히 기본 전망에서 벗어나 있으며, 특히 미국 경제 성장의 견조함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본 보고서는 Michael Puempel과 Gabriel Cazaubieilh의 기여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