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사점
- 내부 요인이 주도하는 미국 시장: 지난주 미국 시장은 지정학적 이슈보다는 AI 투자 기대감, 연준의 정책 방향, 그리고 금요일 발표된 5월 고용지표 등 미국 내부 경제 요인에 다시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에너지 크레딧 강세의 배경: 에너지 크레딧의 초과성과는 단순히 유가 상승에 따른 결과라기보다 전반적으로 크레딧에 유리하게 개선된 섹터 구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유가 수준이 좌우하는 에너지 섹터 민감도: 유가가 손익분기점(총 생산 비용을 상쇄하는 최저 가격)을 상회할 때는 유가 자체가 에너지 섹터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제한적입니다. 반면 손익분기점 이하에서는 에너지 크레딧이 유가 변동에 훨씬 더 민감해집니다.
지난주 이란 분쟁 해결에 실질적인 진전은 거의 없었음에도 미국 시장은 곧바로 다시 국내 요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표적으로 AI 자본지출에 대한 낙관론과 연준의 전망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시장에는 강한 한 주였으며, AI 지출과 기업공개(IPO)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난 것이 이를 뒷받침했습니다. 다만 금요일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 이후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이 시장에서는 양호한 경제지표도 여전히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습니다. 예상보다 강력한 고용지표가 발표되자 시장은 연준이 빠르면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보다 매파적인 전망을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특히 이미 높은 위험자산의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지정학적 긴장보다 시장을 움직이는 평소의 국내 미시·거시 요인들이 더 중요하게 작용했던 한 주였습니다. 거시경제를 둘러싼 리스크는 큰 틀에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크게 보면, 에너지 공급 충격이 장기화되며 성장 둔화를 초래하는 경우이거나, 경제 과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금리와 위험자산 모두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는 경우입니다.
이처럼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크레딧 시장에서 꾸준한 강세를 보인 섹터는 에너지입니다.
에너지 초과성과: 유가보다 중요한 크레딧 규율
유가 상승은 특히 USD 하이일드 지수에서 스프레드 축소 흐름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당사의 판단으로는 더 큰 요인은 자본 관리 측면에서 해당 섹터가 보다 규율있고 신용친화적인 방향으로 전환한 데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이 같은 변화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나타납니다.
첫째, 과거 유가 상승기와는 달리 현재는 유가가 올라도 시추 활동이 크게 늘지 않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차트 2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과 2022년 에너지 가격 급등 이후 유가가 크게 오르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운영 중인 시추 장비 수는 전반적으로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2020년 이전처럼 유가와 시추 장비 수가 밀접하게 움직이던 시기와 비교하면 매우 다른 모습이며, 셰일 혁명 초기(2015년 이전)의 "공격적인 시추 확대" 국면 대비 더욱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 중 일부는 기술 발전 등으로 효율성이 개선된 결과지만, 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 시추 장비 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유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에너지 크레딧의 민감도
에너지 크레딧의 초과성과가 단순한 유가 상승이 아니라 크레딧 친화적 자본 관리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방법은 서로 다른 유가 환경에서 섹터별 상대 성과를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본 분석에서는 12개월물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 가격 기준 배럴당 50달러를 석유 생산의 대략적인 손익분기점으로 설정했습니다. 차트 5는 이 기준을 중심으로, 하이일드 에너지 롱 포지션의 월별 초과수익률을 USD 하이일드 지수와 비교해 보여줍니다. 차트 6과 7은 같은 방식으로 이머징마켓 회사채와 국채를 대상으로 분석한 것으로, 이 경우에는 초과수익률 대신 스프레드 격차의 변화를 사용해 비교했습니다.
하이일드와 이머징마켓 회사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유가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순간, 추가적인 유가 변동이 크레딧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제한됩니다.
옵션 관점에서 보면, 이 구간에서는 에너지 기업 크레딧에 내재된 풋옵션이 깊은 외가격(out of the money) 상태에 놓이면서 델타가 낮아지고, 이에 따라 유가 변화가 스프레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게 됩니다. 반대로 유가가 손익분기점을 밑돌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에너지 섹터는 유가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상대성과 변동성(베타) 역시 크게 확대됩니다.
차트 7은 이러한 관계가 원유 수출 이머징마켓 국채에는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 정부는 기업과 달리 상당한 규모의 달러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대외 부채를 상환하고 스프레드 확대 압력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이머징마켓 정부는 기업보다 유효 재정 손익분기점이 더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현금흐름이나 대차대조표의 급격한 약화 없이 수출 수익을 계속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특히 단기적으로 국채 스프레드는 유가에 기계적으로 연동되는 정도가 낮아집니다.